제 스토리들을 보시면 은근 자주 등장하는 사람이 한 명 있는데요. 바로 프랑스 Lyon(리옹) 의 Le Passe Temps 레스토랑의 "이영훈" 쉐프로 프랑스에서 한국인 최초로 미슐랑 1 스타를 받은 자랑스러운 동생입니다. 아마도 제가 직접 아는 사람들 중에서는 대중적으로나 뭐로나 가장 유명한 사람일 거 같습니다.
한달전쯤에 와이프랑 파리에 놀러 간다고 연락이 오더라고요. 보통 파리에는 일때문에 오는지라 레스토랑 영업 시간 특성상 시간이 거의 없어 볼 시간이 거의 없는데, 이번엔 동생의 이쁜 와이프랑 같이 파리에 놀러 온답니다.
그래서 일요일에 저희 집에서 저녁을 먹기로 합니다.
시간을 흘러 주말이 다가와
"뭐 먹을까?" 물어보니..
본인이 고기랑 와인 다 가져가겠다고.. ㅎㅎㅎ
"서프라이즈~" 니 물어보지 말라며..
일요일 아침 Lyon에서 7시 30분 TGV를 타고 9시 30분에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가져온 꾀기와 와인들은..
스페인산 이베르꼬 특등급 꾀기와.
샴페인 - 화이트 - 레드 풀세트로..
Emmanuel Raynaud - Chateau de Fonsalette 2010
Pierre-Yves Collin-Morey - Puligny Montrachet 2014
Jacques Selosse - Lieux dits Collection - Sous le Mont 2019
제 능력으로는 사 먹을 수 없는 으마으마 한 ㅎㄷㄷㄷㄷ한 것들을 가져왔네요?? ㅋ
즈그 집에 짐을 놔두고,
꾀기는 냉장고로 샘페인과 화이트는 와인냉장고로 레드와인은 저녁에 마시기 위해 미리 2시간쯤 열어뒀다 다시 잠가줍니다.
봉막쉐 백화점에 같이 가서 그들도 쇼핑을 하고 저도 쇼핑을 좀 해주고요.
즈그 집 근처 호텔에 짐을 풀러 갔다 온다는 사이 테이블 세팅을 해줍니다.
친구들이 즈그 집에 오면 친구들이 에펠탑을 잘 보기 위해 테이블 위치도 조정을 해줍니다.
이영훈 셰프 내외가 도착을 하고
고기 굽기 30분 전쯤 스페인에서 날아온 특등급 이베리꼬를 꺼내놓고요..
본인이 이미 손질을 해놓고 온 거라 굳이 손질을 더 할 필요는 없다네요.
원래 와규를 사 올까 했다는데 좋은 게 없었다고..
이영훈 셰프가 파절임을 시작합니다.
역시나 칼질 겁나 잘합니다. ㅋ
황금비율로 소스도 만들어 주시고,
썰어놓은 파에 뿌려주면 파절임 완성됩니다.
이쁜 동생 와이프는 마늘 까주시고
국은 된장국으로 이영훈 셰프가 제 와이프에게 끓여달라고 합니다.
리옹 시절부터 고기 구워 먹으면 된장찌개는 언제나 제 와이프가 끓이는 이영훈 셰프도 인정한 매콤한 된장국.
고기를 굽기 전에 Apéritif (아페히티프 - 식전 술)는 샴페인으로 시작합니다.
Jacques Selosse의 Lieux dits Collection의 Sous le Mont 2019
사과향과 오크향이 쏠쏠~
샴페인 뚜껑 모으는 아들내미 친구를 위해 고이 간직해 주고요.
자!! 이제!!
미슐랑 1 스타 셰프 께서 친히 꾀기를 굽기 시작하십니다.
프랑스 말로 고기 굽는 정도를 Cuisson(뀌쏭)이라고 하는데
이 친구가 고기 꾸어 줄 때는 진심 집에서 구워 먹는 건데도 어찌 이리 고기를 잘 굽는지 모르겠습니다.
샴페인을 다 마시고, 두 번째 와인으로는 화이트인
Pierre-Yves Collin-Morey - Puligny Montrachet 2014
바닐라향이 쏠쏠~
질 좋은 이베리코는 진심 먹어도 먹어도 맛있네요.
마늘이랑 파절임에 싸서 먹고요..
동생과는 그래도 카톡도 하고 만나기도 했는데,
동생의 이쁜 와이프는 카톡 말고는 근 2년 만에 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대화를 했네요.. ㅎㅎ
의도한 바는 아닌데
저녁식사가 마카홍 재선 축하파티가 돼버렸고요 ㅋ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레드와인인..
Emmanuel Raynaud - Chateau de Fonsalette 2010
말로 표현할 수 없는 Côtes du Rhone..
진심 Emnanuel Raynaud는 미쳤습니다.
파리 오기 전에 통화하면서
"형! 깜짝 놀랄 거로 하나 가져갈게요"라고 했었는데..
가져온 와인 보자마자 놀라고..
마실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게 되는 와인들이었습니다..
디저트로는 멜론과 죠스바, 수박바를 먹고요..
동생의 이쁜 와이프가
"우리 예전에 오빠가 좋아하는 와인 거 뭐더라?"
해서 마지막 입가심으로 꺼낸..
Juilette Becot - Chateau Joanin Becot 2015
진한 초콜릿향이 쏠쏠
언제나 그렇지만,
리옹 시절 같이 시간을 함께 보낸 가족들은 언제 봐도 너무 좋습니다.
저녁 8시부터 시작해 새벽 2시까지 먹고 떠들고 놀았네요.
리옹 시절에는 최소 2주에 한 번은 주말에 만나
술 마시고, 이 동생이 구워주는 고기 먹고, 만들어주는 음식 먹고 그랬는데,
어느 순간 너무 유명해져서 더 이상 고기 구워달라 하지 못하고, 떡볶이 만들어 달라고 하지 못했거든요.
매일매일 하는 일이 요리이고 늦게까지 일하니, 리옹이나 파리에서 만나더라도
언제나 레스토랑 가서 사 먹기만 했는데, 오랜만에 미슐랑 1 스타 셰프의 손길을 느낄 수 있어서 느므느므 좋았습니다.
그럼 안뇽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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