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옹 맛집] 한국인 최초 프랑스 미슐랑 1스타(Michelin Guide 1 스타) 이영훈 쉐프의 Le passe temps

2016년에 다녀온 한국인 최초 프랑스에서 미슐랑 1스타 받은 이영훈 쉐프의 Le passe temps 레스토랑 후기입니다.


다들 바캉스 잘 보내셨는지.. 보내실건지.. ㅎㅎ 궁금하네요..
저는 약 3주(24일)간의 바캉스를 보내고 어제 회사로 복귀했습니다..
프랑스 남부 Antibes 근처의 Juan-les-pins 이란 곳에서 2주간 휴가를 보내고,
올라오면서 제가 과거에 4-5년간 살던 Lyon 에 들려 후기에 쓸 "이영훈" 쉐프 및 지인들도 만나고요..
1주일은 파리 집에서 "아들내미" 방 꾸며주기를 하며 알찬 휴가를 보냈습니다.


이번글은 그동안 밀리고 밀린 후기들 중 하나인..
프랑스 Lyon에서 한국인 최초로 미슐랑 "원스타"를 획득한 "이영훈" 쉐프의 "Le passé temps"를 소개스켜드리고자 합니다.

미슐랑 별을 뽀샵으로 붙여서 선물해준 명함.JPG

내년 2017년에 한국 미슐랑 가이드가 나온다는 이야기가 확정이 된 가운데..
(뭐 그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또 있긴 하지만요.. ㅎㅎㅎ)

제가 알기론 토종 한국인이 미슐랑 별을 받은 레스토랑은 전세계에..
뉴욕의 임정식 쉐프가 운영하는 2스타 "정식당", 도쿄의 윤미월 쉐프가 운영하는 2스타 "윤가" 로 알고 있습니다.
후니 김 쉐프의 "단지"는 얼마전에 별을 잃은 것으로 알고 있구요..
물론.. "상훈 드장브르" "코리 리" 같이.. 교포나 입양아 출신분들이 더 있긴 하지만요..

암튼.. 프랑스에서는 최초로 한국인이 정통 프랑스 음식으로 처음 받은 쉐프이자 레스토랑입니다.


사실..
"이영훈" 쉐프는 제가 리옹에서 유학하던 시절 부터 알고 지낸 친한 동생이에요..
금요일마다 지인들끼리 모여서.. 와인 마시고, 고기 구워 먹고, 이 친구가 요리도 해주고..
"지구환경과 세계평화"에 대해 토론도 하고, 놀러도 같이 가구요..
그래서 이 친구가 어떻게 프랑스에서 요리 공부를 하고, 일을 하고, 레스토랑을 차렸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레스토랑을 차릴때는..
비자도 학생 신분에서 자영업자 비자로 변경해야만 했고,
수십군데의 은행에 들려서 대출을 부탁하고,
(외국인, 학생, 무보증 등등.. 누가 돈을 빌려줄려고 했겠습니까??)
예산문제로 인테리어도 직접하는 해야 했던 과정을 알았기에..

그래서 이 친구가..
프랑스에서 한국인으로써는 "최초"로 미슐랑 "원스타"를 획득했을때..
저희 부부는 너무 기뻤습니다..
그것도 레스토랑을 차린지 2년도 안되었을때 일이니 말이죠
이친구가 얼마나 미식의 본고장인 프랑스에서 인정을 받았는지는.. 설명을 굳이 안해도 이해하시리라 믿겠습니다.


비하인드 스토리를 살짝 쓰자면,
2015년.. 작년 여름쯤인가.. 미슐랑 조사관이 찾아와서, "내후년쯤에 좋은 소식 있을꺼야" 란 얘기를 하고 갔습니다..
이 소식을 들었을때만도, 이영훈 쉐프도.. 저도 너무 기뻐했는데..

올해 초.. 1월.. 어느 토요일 아침에 전화가 왔습니다.
근데 제가 저희집 멍뭉이인 Chopin이랑 산책을 나가는 중비중이었어서.. 제가 전화한다고 하고 끊어 버렸죠.. ㅋ
나가면서.. 귀찮다는 듯이.. "뭔 일이야?" 하고 물었더니..

"형.. 저 별 받았어요" 이러는 겁니다.. ㅋ

내후년쯤으로 받을 거란 걸 알고 있었던 저는 말을 이어갈 수가 없었죠..
그 전날인 금요일 오후 10시쯤 레스토랑으로 전화가 와서 미슐랑 가이드 인데.. "쉐프"를 바꿔달라고 했는데..
미슐랑 별 2016년에 획득했으니.. 당장 담주에 쎄레모니가 있을 예정이니.. 참석하라는 거죠..
그런데 이 친구가.. ㅎㅎ "스팸 전화"인줄 알았다는 거죠..


이런식으로 본인 레스토랑 스탭들과 세레모니에 참석을 했다고 함니다..
장소는 Place Vendome 에 있는 홀을 빌려서 진행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올해 새롭게 미슐랑 별을 받을 쉐프 들 옷 중에서 본인의 옷을 받고요..

시상식장으로 향합니다.

올해 새롭게 원스타를 받은 쉐프들 이구요

자랑스러운
"Le passe temps" 의 "이영훈" 쉐프입니다..

그뒤에 시간되면 보자고 했는데.. "샴페인"을 너무 마시고 취해서 볼 시간이 없었습니다.. ㅋ

암튼.. 그 뒤로.. 4월까지 예약이 꽉 차게 되었고..
(물론 그 전에도 거의 풀부킹이긴 했다고 합니다..)

수많은 와인 도맨들과 네고시앙들(그전에는 쳐다도 안 보고, 제고 없다고 하던..)
프호마줴(치즈 파는 사람들)들.. 이 서로 앞다투어 자기들 꺼 써달라고 전화오고.. 방문하고..
기존 미슐랑 3스타, 2스타 들이게 축전 받고 했습니다..
리옹 지역 미슐랑 스타(1스타, 2스타, 3스타)들이 차례로 방문해서 축하한다고 하고, 음식도 먹고 가구요..


ㅎㅎㅎㅎㅎㅎㅎ

암튼.. 비하인드 스토리는 이정도로 마칠까 하구요..
이제 제가 크리스마스 바캉스때 들려서 먹었던..
프랑스 중부에 있는 도시인 Lyon 에 있는 "이영훈" 쉐프의 "Le passe temps" 의 요리에 대해 후기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제가 이곳에 방문했을 적인 2015년 12월 말엔.. 아직 "별"을 받았을 적인 아니었습니다.

현재는 9월 1일.. 리오픈에 맞추어서 공사중인데..
제가 방문 했을 당시 외관은 이랬었습니다..

제가 직업이 직업인지라..
예산이 없으면 무조건 외관은 블랙으로가고, 간판은 없애고 글씨만 하나 써서.. 조명으로 떼리라 했습니다..
내부는 대략 12-14테이블 정도 있는 관계로 작습니다.

 

참고로 이 곳은.. 모든 스탭들이 한국인 입니다..
주방의 다른 수쉐프들.. 소믈리에로 있는 "하석환" 소믈리에를 비롯, 이영훈 쉐프의 와이프도 홀을 담당하고 있구요..



먼저 샴페인 2잔으로 가볍게 아페하티프를 시작합니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아마도 Duval Leroy 1Cru 였던거로 기억이 나네요..

저희는 55유로짜리 Signature 메뉴와 40유로짜리 Balade 메뉴를 시켰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프아그라"를 좋아하기도 하고,
이곳이 유명해지는 데 한 몫한 "멸치육수로 간을 낸 프아그라"를 맛봐야 했기 때문에 말이죠..

아!!
먼저 음식의 맛 에 대해 객관적인척하지만 주관적인 제 입 맛을 설명해 드리자면..

제 "입맛"은 "초딩" 입맛입니다.. 즉, 저는 "맛"만 있으면 되요..

하지만 "초딩입맛"인 주제에..
왜!! 꼴에!! 제가 기회가 되면.. 미슐랑 레스토랑을 찾는 이유 중에 하나는..

일반 레스토랑도 맛난 곳이 많긴 하지만,
미슐랑 레스토랑에선 "맛"의 "디테일"을 찾아 볼 수 있다라는 점 입니다..
그 "디테일" 한 맛이.. "재료"를 뭐를 썼고, 어떻게 "조리"해서 나왔는 지는 "구분"을 못 해요..
왜냐.. 저는 "초딩 입맛" 이라.. "단 것" 과 "짠 것" 정도의 구분만 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맛이 없고" 와 "맛이 있다" 는 기가막히게 구분합니다..

그럼 주관적이지만 객관적인 척 하는 음식평 시작하겠습니다..



AMUSE BOUCHE (아뮤즈 부슈)

Gougère
구제흐 자체의 고소함도 맛있지만, 참깨를 채워 고소함이 더 배가 됩니다.



ENTREE (엉트헤)

제가 시킨 메뉴에 포함된..
Noix de Saint-jaques de ST-Brieuc cru - coing - carottes
모과, 당근으로 만든 생-브리으 관자 요리 입니다..

관자 요리는 프랑스에서도 고급요리에 속합니다.. 크면 클수록 비싸구요 ㅋㅋ
생관자는 처음 먹어본거 같은데.. 특유의 탱탱함과 야채의 바삭함.. 마르멜로 열매이 맛이 조화를 이룹니다..



와이프가 시킨..
Truite de mer marinée - chou rave - aneth - pomme verte - faisselle
순무와 회향풀, 초록 사과로 맛을 낸 절인 송어..

송어로 만든 절임은 처음 먹어보는데요..
역시나 무가 맛을 잡아주면서.. 사과소스의 탈콤함 맛이 조화를 이루어 주네요..



그리고 이집의 대표음식이자 엉트헤가 되버린..
Foie gras de canard - Bouillon de soja - salsifis - nori - oignon cebette
멸치와 간장소스, 김으로 맛을 낸 푸아 그라..

멸치간장육수가 저에겐 좀 과한거 같긴 했지만, 암튼 대표음식!!
저는 프아그라를 참 좋아합니다.
그 이유는.. 레스토랑에 가면 각 레스토랑만의 고유의 방식으로 프아그라를 만들거든요..
그래서 기 미묘한 차이를 느끼는 게 또 흥미롭더라구요..



PLAT (메인요리)


제가 시킨..
Rouget barbet - Crosne - beurre d'oursin - pout argue - chou kale
남프랑스의 어란젓과 냉이와 콜라비로 맛을 낸 붉은 숭어

저는 프랑스에서 레스토랑의 실력을 평가할때.. 고기보다는 생선의 굽기로 평가를 합니다.
뭐.. 예전에도 알고 있었지만.. 역시 굽기.. 대박입니다..
겉은 바삭바삭 속은 야들야들..


Encornet blanc - trompette de la mort - épeautre - poireau crayon - coque
나팔버섯과 파.. 조개로 맛을낸 오징어

오징어는 역시나 굽기가 제일 중요합니다.
위의 숭어와 마찬가지만, 오징어는 더더욱 부드러워야 하고 탱탱해야 하고 쫄깃쫄깃해야 하죠..


입가심하라고 나온..
아마 레모맛 소르베 였던거로 기억이 납니다..

이제부터 두번째 메인요리인.. "고기"를 먹는 지라.. 와인을 시키죠..
혼-알프스 인지라.. 당근 COTE-ROTIE 를 시킵니다..

저는 "양띠"이기도 하고 "초딩입맛"이라 양은 안 먹어요..
그래서 와이프에게 패스하고요..

Selle d'agneau du Limousin - oignon doux - noisette
부드러운 양파와 헤이즐넛으로 맛을 낸 리무장 스타일 양고기

고기가 정말 튼실합니다.
양고기는 냄새를 어떻게 제거하냐가 중요한데..
역시나 입니다.
양고기의 질감과 헤이즐넛의 향, 그리고 부드러운 하얀 양파와 소스..
뭐.. 어느 버릴거 하난도 없는 맛이죠..


Veau de lait - carotte fane - chou kale - emulsion d'huitre
당근과 콜라비 그리고 굴소스로 맛을 낸 송아지

고기도 역시 굽기가 중요하고.. 원고기의 질도 중요하고요..
고기는 언제든 어디서든 먹어도 웬만해선 실패하는 음식은 아니지요..



DESSERT (디저트)

Fromage affine(Etienne Boissy MOF pour la maison Mons)
24개월 숙성시키고 송로버석이 듬뿍 드어간 콩테

제가 이 24개월 숙성시킨 꼼테를 먹은 후론..
여지껏 먹은 꼼떼는 진짜.. 헛것을 먹었구나라는 걸 느꼈습니다..
물론.. 사진에 보이듯이.. 송로버섯을 듬뿍 짤라준 맛도 한몫했겠지만요..


Glace au cidre et sorbet poire - poire pochée - miel - amande
꿀과 아몬드로 맛을 낸 씨드흐 아이스크림과 배 소르베..

소화도 시킬겸 알마냑으로 마무리를 합니다..

총평은..
사실 제 친한 동생이라 객관적으로 쓰기는 어려울꺼 같구요..
(근데 객관적인 평이 존제하지도 않죠.. 객관적인척 하는 주관적 평일 뿐이죠..)

전체적인 분위기는.. 프렌치입니다..
약간의 한식 터치가 가미되긴 했지만, 절대 프렌치의 발란스를 무너뜨리지는 않아요..
살짝 살짝 가미가 될뿐..
이 친구가 하고 싶었던 것도.. 할려는 것도.. "정통 프렌치" 로 본토에서 승부를 보려고 했던 것이니까요..

"정통 프렌치" 가 무어냐고.. 물으신다면야.. 답은 해드릴 수가 없어요..
현재 수 많은 프랑스의 레스토랑도 분자요리니.. 베지타리안 음식이니 하면서.. 음식에 유행이 있고..
그거에 대한 논의는 찬반으로 언제나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요..

프랑스 음식에 한식방식을 얼마만큼 넣느냐.. 그 비율을 어떻게 유지하느냐는 쉐프 들의 고유의 몫이구요..
다만.. 제가 느끼는 건 프랑스 인들도.. 충분히 "신선하다" 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라고 느꼈습니다..

현재 프랑스엔 많은 일본인 쉐프들이 미슐랑 스타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들도 일본식 터치를 가미한 프렌치로 승부를 보고 있고, 현지에서 많은 찬사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구요..
이번에 별을 받은 La neige d'été 도 그렇고.. Sola .. Passage 53 도 마찬가지이구요..


제가 말하고 싶은건..
저는 이 친구가 자랑스럽다라는 겁니다.
특히나, 어떻게 레스토랑을 차리고 일해왔는 지를 알기에 더더욱이요..
누군가처럼 기업에 스폰을 받은 것도 아니고,
허위경력, 허위학력이나 유명 레스토랑의 경력으로 본인의 레스토랑을 하기도 전에 방송에 출연해서 유명해진것도 아니고 말이죠..
(그게 나쁘다라는 건 아닙니다.. 본인 마케팅도 능력이니까요..)
다만, 가히 "실력" 하나 만으로 미슐랑의 본고장에서 인정을 받은 것이니 말이죠..

주변에서 다들 이 불경기에 레스토랑을 차린다고 할때 미쳤다고 했으니까요..
3스타.. 2스타 주방에서 일하러 오라고 할때도 본인의 레스토랑을 열고 싶어서..
전부 거절하고 기를 쓰고 노력했으니까요..

저는 그래서 이 친구의 "노력"이 자랑스럽고,
한편으로는 그렇게 "무대뽀"로 본인이 하고 싶은 걸 하고야 마는 "성격"이 부럽습니다.

암튼..

혹시나,

프랑스에 여행이 갈 기회가 생기시고, Lyon 에 들리실 계획이 생기신다면,
한번쯤 방문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감히" 권해드리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좋은 밤 되세요..

Restaurant Le Passe Temps
52 Rue Tronchet
69006 Lyon
Tel : +33 4 72 82 90 14
http://lepassetemps-restauran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