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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일상]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장애인 시위에 대한 생각

파리 외노자 2022. 2. 1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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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장애인 시위에 대한 생각


대충 18년째 프랑스에 살고 있습니다.

프랑스라는 소위 말하는 선진국중 한 국가에 살다 보니,

(우선은 G7.. 오늘날 선진국에 대한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겠죠?)

처음 정착 시엔 문화충격 및 적잖은 차이와 다름을 발견한 적이 많습니다..

 

그중 하나가..

 

"와~ 프랑스에는 장애인이 엄청 많네.."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물론

이 무지한 생각이 바뀌는 데는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저런 생각을 한 그 당시를 뒤돌아보면

 

"와~ 내가 정말 ㅆㄹㄱ 였구나.."

 

란 생각이 듭니다.

 

 

사회적 약자..

사회적 소수자..

 

우린 이런 단어를 들을 때면 어떤 사람들을, 어떤 사회적 계층들을 생각할 수 있을까요?

 

사회적 약자 계층
 

 

어린이

장애인

임산부

노인

 

등등

 

육체적인 면, 사회적인 면, 기타 등등 여러 면에서 상대적 약자들을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

 

 

스스로 보수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웬만하면 노동에 대한 주장은 거의 노동자의 편에 서는 편입니다.

노동에 대한 권리는 인간의 기본권 및 정당한 대가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며,

인간의 기본권에 대한 주장은 과하면 과할수록 그 권리를 찾을 수 있다고 보는 편입니다.

그러한 기본권이 인간의 기본적인 삶을 살 수 있게 해 준다고 믿고요.

 

 

유일하게 노동운동에 대해 지지를 하지 않은 경우가 있었는데.

바로 몇 년 전에 있었던 의사분들의 파업이었습니다.

 

이유는..

 

그들의 직업의식에 대한 존경과 그들의 노력에 대한 논외와는 다르게.

사람마다 삶의 기준은 모두 다르겠지만,

적어도 그들은 그들의 직업 덕분에 인간의 기본권을 가능하게 해주는 경제력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확률이 상대적으로 일반인보다 낮다고 보는 편입니다.

 

 

장애인 얘기로 다시 돌아와 볼까요?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우리의 삶 속에서 장애인을 쉽게 보지 못합니다.

저도 한국에 있을 때는 쉽게 보지도 접하지도 못했습니다.

 

프랑스에 오고 난 후, 유럽의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이 물음에 대한 답을 금방 찾을 수 있었습니다.

 

 

프랑스의 장애인 수가 한국보다 월등히 많을까요?

2020년 양 국가의 장애인 등록수를 비교해보자면,

 

대한민국은 교통약자(Handicap)는 총 1540만 명으로 보고 있습니다,.

순수 장애인은 263만 명으로 총인구(5200만 명)의 약 5프로입니다.

 

 

 

프랑스 교통약자는 총 1250만 명이라고 보고 있지만,

이 인구에는 고령자 및 6개월 안에 아팠던 사람, 휴직-실업자, 병가자 등등 Handicap 이란 단어를 포괄적으로 적용한 숫자입니다.

 

한국식으로

신체적이나 정신적 장애인 등록기준으로 본다면,

 

프랑스 장애인의 숫자는

약 300만 명으로 총인구(6700만 명)의 약 4.5프로 정도 됩니다.

절대적인 숫자는 많지만, 인구 대비 비율은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저는 프랑스에서 어떻게 이런 사람들을 일상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었을까요?

 

프랑스가 한국보다 사회적인 프라가 잘 갖춰져서 돌아다닐 수 있는 걸까요?

 

설마요..

 

지하철역마다 엘레베이터이가 설치되어있나요?

 

설마요..

 

모든 건물에 한국처럼 넓은 최신식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을까요?

 

설마요..

 

 

우리가 아이에게 관심이 없던 사람이라도,

애완동물에게 관심이 없던 사람이라도,

아이를 가지게 되고, 애완동물을 키우게 되면,

아이와 애완동물이 더 자주 보이듯이,

 

제가 그런 다름을 느끼기 시작하고,

그들을 더 인지하기 시작하였을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할 때 장애인들이 더 많이 보이는 이유는..

그들을 대처하는 사회와 그 사회의 구성원이 그들을 보는 자세,

그들을 인식하는 사회적 인식이 우리의 그것과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장애인은 나에게 너무 먼 이야기라고요?

내 주변에 장애인이 없어서 이해가 안 되고 이해를 하고 싶지 않다고요?

 

 

가까운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유모차를 밀고 지하철을 타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유모차를 미는 부모를 지하철에서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유모차를 가지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려본 적이 있나요?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기다리는데..

장애인에게 유모차에게 먼저 타고 있던 사람들이 양보를 한 것을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이 두 사진이 한국사회를 대변한다고 볼 순 없겠지요.

 

 

유모차를 가지고 대중교통을 타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더군요.

택시를 타더라도 유모차를 트렁크에 싣어야 하니 눈치가 보이더군요.

 

도시 내에서 택시 트렁크에 뭔가를 싣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란 것은 압니다만,

공항 갈 때 여행용 트렁크는 잘 싣지 않던가요?

 

 

코로나를 겪으면서,

기존 선진국이라는 국가들의 국가적 대처를 보면서,

그 국민들의 행동들을 보면서 선진국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반면에,

코로나에 걸리면 죽일 놈으로 몰아가고,

내가 걸려도 네 탓이라고 몰아가는 마녀사냥을 대한민국에서 보면서,

하드웨어만 갖춘 선진국 역시 진정한 선진국이 아니라고도 느꼈습니다.

 

 

 

그들의 행동으로 나의 불편함을 주장하지 말자는 거 아닙니다.

너도 장애인이 될 수 있다. 그러니 이해하라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들은 그들의 의지와 노력으로도 일반인처럼 해쳐나갈 수 없는 환경이 분명 존재한다라는 것을 알았으면 합니다.

 

단순 지하철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고 안되고의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출퇴근 몇 분 몇십 분 몇 시간이 늦어서 불만일 수 있지만,

 

그들은 그들의 삶에서 며칠, 몇 달 아니 평생 늦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하드웨어는 돈과 테크놀로지라는 물질로 쉽게 업데이트할 수 있지만,

그 안을 채우는 소프트웨어는 물질만으로는 업데이트할 수 없습니다.

 

 

모두가 남을 생각하는 행복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자라는 것도 아닙니다.

남의 입장으로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자라는 것도 아닙니다.

내 정당한 권리가 침해당하면 당연히 그 권리를 주장해야 합니다.

 

 

하지만

 

한 번쯤은 생각을 해보자.라는 말입니다.

어떤 계층은, 사회적 약자는 평생을 남들과 같게 살 수 없으며,

아무리 노력을 해도 벗어날 수 없는 환경이 있다.라는 것을요.

 

 

왜 그들은 그들이 약자임을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을까요?

 

약자들은 사회에서 격리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

사회에 더 나오게끔, 우리 모두가 속한 사회에 더 참여하게 만들어 줘야 하는 것이 건강한 사회이고 아름다운 사회입니다.

 

 

진정한 선진국의 가치는

이런 인간의 보편적 가치를 얼마나 지켜주냐에 따라 구분이 되는 거 같습니다.

단순 하드웨어의 발전으로 생활의 불편함을 없애고,

테크놀로지만 발전한 것이 선진국이 아니라,

하드웨어는 좀 불편하더라도, 그 불편함이 소프트웨어를 위한 것이라면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봅니다.

 

 

요 며칠 장애인 분들의 지하철 시위 글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제 말이 옳다.라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제가 사는 프랑스가 옳다 라는 것도 아닙니다.

세상에 이상적인 사회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간에 대한 보편적 가치는 전 세계 어디나 같다고 봅니다.

 

그냥 모두들 한 번쯤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그런 생각으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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