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외노자가 전하는 파리 맛집 포스팅 중 프랑스에서 최초로 미슐랑 1스타 받은 이영훈 셰프가 직접 구워주는 와규(Wakyu) 맛보기 포스팅입니다.
제가 직접 아는 사람중에 아마도 이 친구가 제 인맥중 제일 유명한 사람일 거 같은데요
바로 프랑스에서 최초로 미슐랭 가이드 원스타를 받은 Le Passe Temps의 이영훈 셰프입니다.
프랑스 중남부 도시인 Lyon에서 유학할 시절부터 알고 지냈으니 거의 15년 정도 된거 같습니다.
작년에도 이맘때 저희집에 놀러와서 맛있는 와인들과 고기들을 먹었었는데요.
[파리 일상] "미슐랑 1스타 이영훈 셰프" 와 에펠탑 보면서 저녁 먹기! (ft. 셰프가 직접 구워주는 고기) (tistory.com)
바로 1주일전 또 저희집에 놀러와 마침 아이들도 방학이고 해서 몇일동안 시간을 같이 보냈습니다.
아침 일찍 TGV를 타고 온다고 하여 점심때쯤 저희집에 도착을 할 예정이었고, 이영훈 셰프의 이쁜 와이프이자 동생이 김밥이 먹고 싶다하여, 점심을 김밥으로 준비를 했습니다.
김밥을 10줄 넘게 준비했는데, 김밥은 한줄이면 성인한명이 먹기 딱 적당한 양이지만, 역시나 한번 열면 멈출 수 없는 게 또 김밥의 매력아니겠습니까.
김밥을 먹기 전에 가볍게 한잔을 시작하였고요.
와인은 능력이 안되서 브루고뉴 화이트는 못 마시고,
그 대체로 요즘 제가 빠져 있는 Loire 지역의 Pouilly Fume(푸이으 퓨메) 지역의 명생산자인 Jonathan Didier Pabiot의 Elisa 화이트와인입니다
한병에 약 20유로 정도 하고 이 도멘의 엔트리 급인데 테이블 와인으로 가볍게 마시기 정말 좋은 화이트 와인입니다.
지난 크리스마스방학떄 스키장에 다녀오면서 Lyon에 잠시 들려 Lyon의 친한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이영훈 셰프 내외도 만났었는데요. 작년 여름에 한국 가서 먹은 음식 얘기를 하다가 제 와이프가 한우를 못 먹고 왔다고 하니 이영훈 셰프가 이번에 파리에 올라오면서 가져온 일본산 와규입니다.
도매 가격으로 키로당 200유로가 하는 특등급으로, 소매로 구매를 해야 한다면 아마도 파리에서는 키로당 350유로가 거뜬히 넘을 듯 합니다.
언제나 파리에 오거나 리옹에서 만나면 좋은 와인을 따주거나 선물로 주어 너무 고마울 뿐인데, 이번에도 역시나 좋은 와인 두병을 가져 왔네요.
샴페인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모를 수 없는 Krug 그리고 Loire 지역의 레드 끝판왕격인 Clos Rougeard
점심을 가볍게 먹고 이영훈 셰프 내외는 호텔로 짐을 풀고 잠시 쉬러 가고,
디저트를 준비하려고 이영훈 셰프에게 물어보니 한국식 롤케익이 먹고 싶다 하여 저녁 먹고 먹을 디저트 거리로 즐겨 가는 일본인 파티셰리가 하는 Sadaharu Aoki에 롤케익과 아이스크림을 사러 갑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저녁시간이 다 되었고 테이블 세팅을 해봅니다.
시작은 샴페인인 KRUG으로 가볍게 시작을 합니다.
이제 와규를 손질할 차례이죠. Kg당 200유로! ㅋ 한우로 치면 투뿔이라고 하더라고요
기름은 과감히 제거를 해주십니다.
기름을 따 띠워내니 60퍼센트 정도 남은 거 같네요
본인 레스토랑에서도 와규를 가장 상급 메뉴에 내보낼떄가 있다고 하는데,
서양인들이 이런 기름진 걸 좋아해? 라고 물어보니, 먹고 나면 도대체 소의 어디 부위냐고 물어본다고 하더라고요.
아마도 서양인들은 평생 접해보지 못할 소고기 마블링 형태인데 먹는데 대부분 너무 맛있어 한다고 합니다.
고기는 약 2cm정도의 두껍기로 먹고 좋게 잘르더군요.
스테이크식으로 자르고 나머지는 조금더 작은 덩어리로 잘라서 시간에 따라 구워 먹기로 합니다.
고기를 손질하는 동안, 한국에서 사온 이모 선물을 아이들이 증정하고요.
요새 접시에 꽂혀 있다는 이쁜 동생은 제가 와이프님에게 드린 크리스마스 선물인 에르메스 접시들을 구경합니다.
양파를 얇게 채 썷어주시고요
본인 레스토랑에서 가져온 황금비율 마늘짱아치 소스와 양파를 섞어 줍니다.
저번에도 제 집에 와서 해줬는데, 레스토랑에서 쓰는 이번 양념이 훠월씬 맛있네요.
단만과 짠맛의 절묘한 조화가 진심 끝내줬습니다.
고기 굽기는 십여년전 Lyon 시절 집에서 고기를 구워 먹을때부터 후라이팬이던 숯불이던 최고의 굽기를 보여줬던 이영훈 셰프인데요.
이번에는 큰 덩어리의 고기들 그러니까 스테이크 이상 크기의 고기들은 먼저 겉면을 익혀주더라고요.
그리고 두번쨰로 굽고, 먹기 편하게 얎게 슬라이스를 쳐줬습니다.
그럼 고기가 안 딱딱해져? 라고 물어보니, 좋은 특등급의 고기는 전혀 안 딱딱해진다고, 오히려 한번 강하게 익혀주는 게 안의 육즙을 내부에서 잡아준다고 하더라고요.
가장 작게 잘라놨던 와규들은 직접 불판에 구워 먹는 용도여서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해봅니다.
샴페인을 짠하면서 저녁을 먹기 시작해요
직접 만든 마늘짱아치 소스에 절인 양파와 와규 그리고 쌈장의 절묘한 맛이 아주 그냥 끝내줬습니다.
이런 마블링된 고기를 먹은게 십년도 더 넘었던거 같아요.
집에서 제 가족이 먹을떄는 언제나 제가 고기를 굽는데, 이영훈 셰프와 먹으면 그럴 필요가 없죠. 아니 그러하면 안되는 겁니다. ㅋ
두번쨰 와인인 Clos Rougeard를 마시기 시작합니다.
이 와인을 가져온 이유도 재미진데, 병을 자세히 보신 분들은 눈치를 채셨을지 모르겠는데,
에티켓에 빈티지 연도가 없어요. 네! 도멘에서 실수로 빈티니 연도 스티커를 안 붙인겁니다.
그래서 레스토랑에서 판매를 할 수 없으니 마실려고 가져온 거에요 ㅎㅎ
암튼 맛은 부르고뉴를 마시는 듯한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작은 와규들을 다 먹어서, 사실 그건 아이들 먹이기 위해 작게 잘라논 것이고, 이제 본격적으로 어른들이 먹기 시작합니다.
먼저 한번 양면을 익혔다고 했잔아요.
2cm 정도 두껍기로 구웠던 것을 먹기 편하게 약 1cm 정도로 짤라서 다시 구워요
이렇게 잘라서 굽는 이유가 있어? 라고 물어보니 이렇게 큰 덩어리의 두껍기와 슬라이스 두껍기가 본인이 찾은 가장 맛있게 구워지는 두껍기라고 하더라고요
제 와이프는 평생 이렇게 맛있는 고기는 처음 먹어본다고 먹으면서 계속 얘기를 했습니다. ㅋ
예전에 파리 유명한 스테이크 파는 레스토랑에서 와규를 사 먹어보고 너무 실망해서 파리에서 와규는 안 먹었는데,
좋은 정육점에 가서 한번 도전해봐야 겠어요.
보통 소고기는 참기름-굵은소금-통후추에 찍어 먹었는데, 양파와 쌈장에 먹는 맛이 이렇게 맛있을 수 있었나 싶었습니다.
고기를 먹기 전에 분명 모잘랄거라고 그리고 이영훈 셰프의 이쁜 와이프이자 동생이 파리에서 먹었던 감자탕이 먹고 싶었다고 해서 미리 가서 테이크아웃 해온 감자탕을 끓여줍니다.
감자탕과 먹은 와인은 Pauillac의 Chateau Pontet Canet
와인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마 다들 아실 와인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마셔봤는데 약간 이르긴 했는데, 그래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하는 맛이 또 좋았네요.
그렇게 감자탕까지 마무리를 하였고요.
디저트로 사온 Sadaharu Aoki의 유자 롤케익을 먹어 줍니다.
매번 먹던 녹차 롤케익과 유자 롤케익 사이에서 고민을 좀 했는데, 와규와 감자탕의 느끼함을 잡아준 옳은 선택이었네요
그리고 같이 마셔준 Jonathan Didier Pabiot의 Aubaine.
유자의 시큼함을 또 적절하게 잘 잡아준거 같아요
이날이 일요일이었는데 저녁 7시쯤 시작해서 새벽 2시까지 먹고 마시고 얘기했던거 같습니다.
이날 마셨던 와인들 라인업입니다.
프랑스에 와서 공부하고 일하면서 살아가면서 만났던 인연이 참 많은데, 이제는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이 한국으로 돌아가고 몇 안남아있는 가족같은 커플중에 한 커플입니다.
워낙 오래알고 지넀고, 서로 힘들었을 시절부터 알고 지내 언제 만나도 부담없이 만나기 좋고 어제 만났던 사이이구요.
한국인 최초로 미슐랑 원스타를 프랑스에서 받은 동생이지만, 여전히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더 노력하는 동생을 보면서저러니 이 보수적인 프랑스 사회에서 그것도 프랑스가 최고라고 자부하는 요식업계에서 저렇게 인정을 받는 구나 라고 느낄때가 참 많습니다.
이제는 너무 유명해지고 커져버려 무슨 요리 해달라, 무슨 요리 해달라 하기 참 그런데요. 그래도 파리에 올때마다, 리옹에서 만날때 마다 맛있는 요리 음식 해주는 게 너무 고마운 동생네 커플입니다.
그럼 저는 조만간 또 다른 파리 소식으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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