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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육아하기

[해외 육아] 프랑스 학교에서 아이들 "인싸" 만들어 주기

파리 외노자 2022. 5. 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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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들은 보통 4월에 "카니발" 행사를 합니다.

"코스튬"을 입고 학교에 가서 아이들과 코스튬 플레이를 하며 재미나게 하루를 노는 날입니다.

 

보통 주제는 없는 편이고, 아이들 학교는 카톨릭 기반 사립인지라 해골, 죽음, 축구유니폼, 운동복 같은 거는 평소 등교 복장으로 못 입게 하지만, 이 날은 운동복 같은 건 허용해주는 편입니다.

 

작년에는 "Lego Knight" 주제로 레고 머리를 직접 만들어 줘서 학교가는 길에 동네 주민들에게, 학교에서 아이들 및 선생님들에게 인기를 좀 얻게 해줬는데

 

이때도 첫째 아이의 요구는 상당히 까다로웠습니다.

골판지로 만들었기에 색 칠하기는 상당히 귀찮았는데, 무조건 얼굴은 노란색이어야 하고, 투구의 투구창도 오르락 내리락 해야 한다는 주문이었죠.

 

 

언제나 코스튬철이 다가오면, 올해는 뭘 입해야 하나 고민을 하지만

올해는 유치원 - 초등학교 두 학교의 동시 교장인 마담이 주제를 "직업 관련"으로 일치감치 정해주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첫째는 고민 하더니 "DJ"

둘째는 고민 하지않고 "소방관" 이라고 답을 하였죠.

 

"소방관" 이야 굳이 안 만들어도 될 정도로 코스튬이 시중에도 많이 파니 별 문제가 안되는데,

"DJ" 는 뭐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들더군요.

 

코스튬 주제가 "직업"으로 나왔을때,

형식적이긴 하겠지만 저희를 아는 부부들은

"올해는 뭐 만들을꺼야?" 라고 기대반 질문을 하였기에 부담반이 들기도 하였고요.

 

 

인터넷에 찾아보니, 역시나 선배 부모님들이 계시더군요. ㅎㅎ

 

 

여러가지 레퍼런스를 찾아봅니다.

 

 

대충 집에 있는 재료들로 어떻게 만들지 대강 감을 잡아 봅니다.

 

 

 

대충 만들었던 것을 바탕으로 정확하게 도면을 그려주고요.

 

 

 

첫째는 소품으로 승부를 봐야 할꺼 같았고,

둘째는 그냥 코스튬만 입힐까 했는데, 형꺼 만들어 주는 거 보더니 자기도 만들어 달라고 하더군요. ㅋ

 

그래서 둘째꺼도 대충 느낌을 상상해 봅니다.

 

 

둘째를 위한 소방차도 도면으로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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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도면을 다 그렸으니, 필요한 재료들을 생각해 보고 만들기 시작합니다.

둘째꺼인 소방관 코스튬을 만드는데 소방관 옷은 이미 있으니 소방차를 만들어 줍니다.

 
 

 

 

짜잔~ 그렇게 거의 완성이 되었구요.

 

 

 

어깨끈을 맞추기 위해 실착을 해봅니다.

 

 

둘째꺼는 천 관련이라 도면 제외 와이프가 거의 다 했지만.

첫째아이의 DJ 믹싱기는 제가 합니다.

 

한판 60x90 cm 인 10유로짜리 검정 폼보드를 사옵니다.

프랑스는 이런 문구 용품이 너무 비쌉니다.

 

 

1:1로 인쇄한 종이를 3mm 폼보드 위에다 붙여주고 잘라 줍니다.

모든 창조적인 작업은 디테일이 생명입니다.

 

 

까다로운 첫째아들내미스키 님은 여전히 주문을 합니다.

 

버튼은 모두 "작동"했으면 좋겠다고..............

아오! 진짜!

 

작은 버튼 종류는 병뚜껑으로 만들어줍니다.

 

 

모든 버튼이 작동을 해야 하기에, 병뚜껑 움푹 파인 부분을 채워서 돌아가에 만들어 줍니다.

 

 

 

큰 버튼도 돌아가게 만들어 주는데, 각 버튼 색이 다르면 좋겠답니다.

아오~ 진짜!

 

집에서 먹는 생수인 Volvic 초록 뚜껑이 남아 돌지만, 다른 색을 원합니다.

모자란 뚜껑들은 회사 분리수거함에서 훔쳐옵니다.

 
 

 

 

DJ 믹싱기에는 "톤암"이 없다고 수백번을 말하고 사진을 보여줬는데도, "톤암"이 꼭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심지어 색은 꼭 "은색"이어야 히고 당연히 위! 아래! 위위! 아래! 로 움직여야 한다고 합니다.

 

하나에 10유로짜리 락카를 사와 나무젓가락에 칠해줍니다.

아오~ 진짜!

 

 

 

그렇게 상상했던 이미지를 구체화 시켰는데..

요리보고 죠리봐도 뭔가 밋밋하네요..

 

 

뭔가를 더 추가해야 할 거 같은데..

역시 클럽에는 조명이 빠지면 안되죠..

 

아마존에서 이런 걸 주문해줍니다.

 

 

와이프는 전원을 어떻게 설치할거냐?

전혀 이해를 하지 못하는 "문과생"입니다. ㅋ

 

 

안에다가 넣으면 간단한 것을.. ㅎㅎㅎ

 

 

 

짜잔~ 그렇게 완성이 되었고요..

 

 

 

어깨에 메게하고 높이를 맞춰줍니다..

 

 

 

그래도 밋밋합니다.

이번엔 주문하면 언제 올지 모르는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이런 걸 주문해 주고 레터링도 해 줍니다.. ㅎㅎ

 

모든 기획에서 만들기 까지 대충 쉬엄쉬엄 2주 정도 걸린거 같네요.

 

 

 

 

모든 준비를 마쳤이니, 카니발 행사 당일날 각자 컨셉에 맞춰 입혀줍니다.

가기 전에 집 1층 전신 거울에서 언제나 하는 거처럼 사진을 찍어 주고요.

 

 

 

집 앞에서 학교가기 전에 형제컷 한번 더 찍고요.

 

 

학교에 갑니다.

 

 

 

역시나 많은 동네주민들이 쳐다 봅니다.

학교가는 길이 도보로 약 700미터인데.. 인사하고 지내는 상점 주인들이 난리납니다.

 

 

학교 앞에 도착해서 베프들이랑 사진도 찍고요.

 

 

 

 

 

 

둘째는 아직 유치원이기에 먼저 교실로 들어갔지만,

 

첫째는 수업 시작하기 전까지 보통 학교안의 작은 운동장에서 친구들이랑 노는데, 작년의 레고 머리와 마찬가지로 친구들에게 둘러쌓여집니다.

 

 

첫째 베프랑도 찍어주고,

 

 

첫째 amour 하고도 찍어줍니다.

 

 

 

확실히 학교 교장이 주제를 정해주니,

올해는 다른 아이들의 코스튬 퀄리티도 보통 시중에서 파는 코스튬이 아니라, 부모가 직접 만든게 많아보였습니다.

비행기 조종사, 웨이터, 의사, 군인, 영상촬영가 등등 여러 좋은 코스튬을 볼 수 있었습니다.

 

10월 할로윈 데이에 코스튬을 하면 간단한 문제긴 하지만, 카톨릭 기반의 학교라 카톨릭 기념일과 관련 없는 날이 아닌지라, 보육원 유아원 시절에는 했지만, 정규교과인 유치원에서는 안하더라고요.

 

뭐랄까 퀄리티란 것이 나날이 발전해야 하니,

내년에는 더더욱 아이디어 넘치는 코스튬을 해줘야 할테니,

스스로 치킨게임에 빠져드는 느낌이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자랑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니,

 

뭐 이런 맛에 이런 일도 하는 거 아닐까 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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