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일상] 프랑스인들이 크리스마스 식사를 하는 법
카톨릭이 기반인 유럽의 국가들중 대부분의 국가들이 크리스마스라는 휴일이 한국의 설날이나 추석처럼 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이자 휴일인 경우가 많습니다. 가족이 많이 모이면 당연히 먹는 것도 중요하겠죠. 당연히 프랑스인들에게도 크리스마스때의 만찬과 식사는 1년중 가장 중요한 식사일 정도로 그 중요도가 큰데요.
구글에 크리스마스 만찬(Repas de noel - 흐빠 드 노엘)이라고 검색을 하면 정말 많은 레시피들도 볼 수 있습니다.
보통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식사를 시점으로 크리스마스 당일날 아침 - 점심 - 저녁까지 1박2일동안 배가 터질정도로 먹는 것이 바로 프랑스인들의 크리스마스 식사법입니다.
2022년 크리스마스 휴가는 1주일 Avoriaz라는 프랑스 북부 알플스에 있는 스키장으로 스키를 다녀오고, Lyon이라는 도시의 친한 가족집에서 크리스마스 이브 및 2박3일을 지내고 왔습니다. 프랑스가족답게 이 가족도 먹는 거에 진심인 가족인데요. 크리스마스를 같이 보내기로 결정을 한 후, 저는 이 가족과 같이 먹을 일용한 양식들을 먼저 주문을 하여 배달을 보냈습니다.
저희 회사 같은 경우에는 연말에 크리스마스 마켓이라 하여,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몇몇의 업체를 불러서 할인된 가격으로 직원들에게 판매하는 계약을 맺는데요. 저는 Lyon에 사는 가족과 상의 후 연어 및 해산물을 판매하는 업체에 주문을 하였습니다.
연어는 스코틀랜드 산이 제일 좋긴 하지만, 그거보다 조금 싼 가격의 노르웨이 산 훈제연어를 주문하고요
친구 와이프가 훈제 장어를 먹어보고 싶다고 해서 훈제 장어도 주문을 했고요.
이번 크리스마스 만찬을 좀 럭셔리하게 가보자 해서 캐비어도 주문을 해보았습니다.
이 업체는 푸아그라와 햄종류도 판매하는 곳이었는데요.
역시나 햄종류가 빠지면 프랑스인이 아니죠. 푸아그라는 프랑스 친구네가 본인들이 가는 상점에서 산다고 하여 스페인산 햄종류를 몇가지 주문을 합니다.
가격은 시중가격보다 30-40퍼센트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으니 이럴때 뭐 먹어보는 거죠
그렇게 크리스마스 1주일전 친구네 집으로 배달이 잘 갔고요.
친구네 집에 24일에 도착을 하고, 저희가 가져간 프랑스 국민 초콜렛 브랜드인 Jeff de Bruges의 곰돌이 마시멜로 초콜렛으로 시작을 합니다.
평소라면 초콜렛에 환장하면서 덤벼들 아이들이지만, 1년여 만에 만난 동갑내기 친구이기에 오자마자 둘이는 게임삼매경에 빠졌고요.
그런 아이들을 뒤로 하고 어른들은 아페라티프 - 식전 음식을 시작합니다.
식전 음식으로 훈제 연어와 오무스가 들어간 스낵과 칵테일 새우와 아보카도로 만든 스낵으로 시작을 하고요.
와인은 제가 프랑스 친구네 가족과 맛을 보려 파리 집에서 스키장에까지 가져간 Loire 지방의 Pouilly Fume 마을의 Domaine Jonathan Didier Pabiot 입니다.
크리스마스 만찬은 여러가지 컨셉으로 식사를 준비할 수 있는데요. 이번 저희의 컨셉은 해산물을 베이스로 하여, 한번에 모든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닌 조금조금씩 먹자였습니다.
크리스마스때 빠질 수 없는 굴을 준비하고요.
보통 한박스를 사면 30개쯤 들어가 있는데, 이제는 굴을 까는 것이 익숙해져서 15-20분 정도면 다 깔 수 있습니다.
그렇게 굴로 시작을 하고요.
한국굴보다는 작지만, 프랑스도 바다가 여러곳이 있기에 이쪽 저쪽 지방의 굴들을 맛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입니다.
아이들은 역시나 해산물이 먹기 어려운 음식중에 하나이죠. 그래서 먹기 좋은 새우와 골뱅이 위주로 준비를 해주고요.
훈제 연어와 훈제 장어는 슬라이스를 쳐줍니다.
슬라이스한 훈제연어와 훈제장어를 먹기 위해선 맛있는 빵도 준비해야 하는데요. 보통날이라면 바게트를 슬라이스 하여 먹기도 하지만, 크리스마스 같은 날은 좀더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든 두가지 빵을 준비해주는데요. 하나는 옛날 방식으로 만드는 바게트보다 더 큰 빵과 같이 먹거나
이렇게 곡물을 첨거하여 만든 빵에 얹어서 먹기도 합니다.
전통방식으로 만든 빵위에 버터를 바른 후 슬라이스한 훈제장어와 훈제연어를 올려서 먹는 것이죠.
보통 훈제 연어가 좀 짠 경향이 강한데, 이 훈제 연어와 훈제 장어는 짜지 않고 숙성된 회를 먹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자 이제 캐비어를 먹어봐야 겠지요? 캐비어를 제대로 먹어본 적은 없는 거 같은데요.
분명 과거에 먹어본 기억이 있는데, 그때 당시에는 이 짠걸 왜 먹나 싶었어요.
하지만 친구가 얘기하길 너가 좋은 음식과 술과 같이 먹지 않아서 그런거라고
그래서 친구가 제대로 먹여 준다고, 직접 밀가루와 계란으로 만든 핫케익 같은 걸 만들어 줬습니다.
확실히 제대로 갖춰서 먹으니 또 맛이 틀리더라고요.
친구네가 준비한 연어알도 먹어줍니다.
24일 저녁은 이렇게 간단하게 먹었던 거 같고요
크리스마스 당일날은 점심때는 친구가 새우와 게로 끓인 국물에 일본식 라면을 해줘서 맛있게 먹었고요.
25일 저녁은 푸아그라와 여러 햄 종류를 먹었습니다. 친구네가 푸아그라를 먹을때면 가는 리옹의 유명한 식료품점에 가서 사온 푸아그라인데요.
저는 레스토랑에 가서 푸아그라가 있으면 보통 푸아그라를 꼭 시켜서 먹는데요.
그 이유는 각 레스토랑마다 고유의 레시피로 요리를 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도 역시나 맛 있는 푸아그라를 준비해 준 친구인데요. 보통 이렇게 빵에 소금과 무화과 잼을 발라 먹는 게 일반적인 경우인데요.
이번에는 특별하게 친구네가 트러플 버섯이 들어간 꿀을 준비했습니다.
트러플은 프랑스에서도 비싸기에 저 조그만 트러플 꿀이 만오천원 정도 하는 잼인데요.
이게 또 맛이 끝내주더군요. 이태리산 꿀과 그 비싼 화이트 트러플로 만든 것이니 맛이 없을 수가 없었을 거에요.
훈제연어와 훈제장어를 시키면서 같이 시켰던 햄종류들도 너무 느끼지하지 않고 맛이 있었지만, 이번 크리스마스 만찬의 하이라이트는 새롭게 발견한 바로 저 트러플 꿀이었습니다.
음식만 먹고 있을 순 없죠. 음식도 좋아하지만 와인도 좋아하는 프랑스 친구네 가족이기에, 2박3일 동안 매 식사때마다 2-3병의 와인을 마신거 같습니다. 특히나 이 친구네 가족은 샴페인을 정말 좋아하기에, 매 식사마다 샴페인을 한병씩 마셨네요.
프랑스인들에게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보내는 뜻깊은 휴일입니다. 전국 각지에서 한 가족의 집으로 온가족이 모이는 1년에 한번 있는 특별한 날이기에, 멀리 외국에 나와 있는 저희 가족들도 가족이 그리운 날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친한 프랑스 가족과 뜻 깊에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기에 2022년 크리스마스도 따뜻한 크리스마스가 되었네요.
그럼 저는 또 다른 프랑스 일상 및 문화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