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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일상] 첫사랑이란?

파리 외노자 2022. 3. 2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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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나 아브라모비치 - Marina Abramović, 세르비아 출신의 세계적인 퍼포먼스 작가로, 젊은 시절, 그녀는 한남성 작가와 사랑에 빠졌고, 1970년대 수많은 퍼포먼스 작업을 같이 합니다. 그들의 열정적인 사랑과 작업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고, 그들을 세계적인 예술가의 반열에 오르게 만들어줍니다.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 Marina Abramović
 
13여년동안 연인이요, 동료작가였던 그들은, 어느 순간 헤어져야 할 순간이 오자, 만리장성의 양끝에서 서로를 향해 걸어 간 후, 중간에서 마지막 만남을 갖고, 그대로 영영 헤어집니다.

 

시간은 흘러 2010년, 그녀는 뉴욕의 MoMA 미술관에서 관객과의 1대1 "아이컨택"을 주제로 한 퍼포먼스를 펼칩니다.

 

원하는 관객은 그녀가 앉아 있는 책상 맞은 편에 앉아 그녀와의 "아이컨택" 퍼포먼스에 참여하게 됩니다.

말을 할수도, 만질수도 없는, 그저 눈으로 작가와 관람객이 1대1 대화를 나누는 참여 행위예술인거죠.

 

https://youtu.be/OS0Tg0IjCp4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고, 한남자가 관객으로 참여를 합니다.

그리고 그 남자를 본 순간, "아이컨택" 만이 규칙이었던 그녀만의 퍼포먼스 규칙은 깨지게 됩니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그 남자의 손을 잡습니다.

 

그남자의 이름은 Ulay,

젊은 시절 서로 열렬히 사랑을 나눴고, 모든 것을 함께한 그녀의 사랑이 22년만에 나타난 겁니다.

그렇게 그녀와 그는 눈물과 작은 손길로 지난날의 사랑을 확인합니다.

그는 자리를 바우고, 그녀는 퍼포먼스를 계속 진행합니다.

 

 

 

저는 "첫사랑"에 대해 진심으로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첫사랑"은 과연 무엇일까요?

왜 사람들은 첫사랑을 소중히 여길까?

 

그 이유는 아마도,

이성을 대하는 처음 느끼는 감정,

이성을 사귀면서 처음하는 경험,

그런 "처음" 이라는 것에 의미를 두기 때문일 거에요.

 

혹자는 이루어지지 못해서 첫사랑을 소중한 것 이라고도 할 것이고요.

어렸고, 순수했고, 설랬고, 어설펐고, 아쉬웠고, 아팠을 거에요.

모든게 처음이었으니까요.

 

수많은 사랑중에서 왜 첫사랑 만이 기억에 남을까요?

 

"좋아하다" 란 감정을 처음 느낀 때라면,

아마도 초등학교 3학년때 짝꿍이었던 그녀 였을 거에요..

 

"사랑하다" 란 감정을 처음 느끼게 해준 때라면,

아마도 성인이 되고 처음 사귄 그녀 였을거에요..

 

하지만,

죄송하게도 이분들이 저에게는 첫사랑은 아닌거 같아요..

 

아마도

저에게 "첫사랑"은

사랑하면서 느낄 수 있는 많은 감정을 느끼게 해준,

사랑하면서 할 수 있는 많은 경험을 하게 해준,

그래서 시간이 지나 그런 기억들을 회상할때,

 

"아련함" 이 들게 만드는 그녀 인거 같아요..

 

이 아련함 이란,

문득 그녀가 생각날때면 시린 마음이 드는 감정일때도,

문득 그녀를 생각할때면 따듯한 마음이 드는 감정일수도 있을거에요.

 

어렸지만, 진심을 다해 사랑을 했고,

때론 가볍게 때론 무겁게 때론 차갑게 때론 뜨겁게

만남부터 이별까지 모든 감정의 사랑을 하였죠.

 

사랑을 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경험과 감정을 느끼게 해준 그녀였어요.

 

그녀를 생각하면,

다양한 감정이 함께했던 기억이 생각나고,

사랑이라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모든 감정과 경험을 처음으로 하였어요.

 

그녀에 대한 사랑은 변했지만

그때 그시절의 사랑에 대한 "나" 와 "그녀"에 대한 제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 거 같아요.

 

그래서

저에게 "첫사랑" 을 정의하라고 한다면,

"아련함"을 느끼게 해주는 상대 인거 같아요.

"아련함"이란 감정이 저에게는 "첫사랑"인 거 같아요.

 

 

 

"첫사랑"의 그녀는,

저처럼 한국이 아닌 타국에서 살고 있어요.

우연히 기회가 되어 그녀와의 이별 이후 20여년만에 연락이 된적이 있어요.

 

20여년만의 통화라 서로 존댓말을 쓰는 어색함이 발생했지만,

꽤 오랜 시간 통화를 한 거 같아요.

사는 얘기, 서로 아는 친구들 얘기, 부모님들 얘기, 배우자 얘기, 자식들 얘기들까지도요.

시시콜콜 뭔가 그런얘기를 꼭 해야 할 꺼 같더라고요.

각자의 얘기들은 일부러인 듯 아닌 듯 잘 안했던 거 같아요.

 

언젠가 꼭 다시 한번 만나자.

한번 만나면 좋겠다.

하면서 통화를 끊기는 했는데,

아마도 실제로 볼 일이 있지는 않을 거 같아요.

 

실제로 본다고 뭔일이 있을 게 걱정되는 게 아니라,

공간적 한계도 있지만,

이미 그동안 시간적, 감정적 많은 변화가 있었으니까요.

 

그래도

우연히 먼발치에서라도 볼 수 있는 기회가 한번쯤은 있었으면 해요.

잘 살고 있는, 행복한 모습을 볼 수 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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